혼자 하던 게임, 함께 웃게 된 이야기 – 메탈슬러그4
그땐… 왜 그렇게 혼자 게임을 했는지 모르겠다. 집에 컴퓨터도 없었고, 휴대폰은커녕 삐삐도 없던 시절. 그냥 오락실이 전부였다. 방과 후에 괜히 집에 가기 싫을 때, 100원짜리 몇 개 쥐고 가던 그 골목 끝 어두컴컴한 곳. 거기서 만난 게 메탈슬러그4였다.
처음엔 그냥 혼자 했다. 조작법도 모르고, 미사일은 왜 그렇게 갑자기 날아오고, 왜 나는 총알을 못 피하는지. 근데도 재밌었다. 진짜 말도 안 되게 재밌었다. 화면에 터지는 폭발, 우스꽝스러운 적들, 갑자기 무기로 변하는 포로들… 뭐랄까. 게임인데, 만화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 녀석이 옆에 오더니 “2P 해볼까?” 했다. 솔직히 좀 놀랐다. 같이 하자고 한 애가 없었거든. 메탈슬러그는 그냥 나 혼자만의 세계였는데. 근데 그날 이후로, 게임은 완전히 달라졌다.
둘이 하니까 죽어도 웃긴 거다. 아슬아슬하게 보스 피하다가 둘이 동시에 죽으면 “와 ㅋㅋ 미쳤다” 하면서 포복절도. 아이템 하나 남았는데 서로 눈치 보고, “야 너 먹어” “아냐 니가 먹어” 하다가 결국 적이 쏴죽이고. 지금 생각하면 진짜 별 거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소중했을까.
그 친구랑은 아직 연락한다. 가끔 술 마시다 그 얘기 나온다. “야 너 그때 2P 시작하고 갑자기 다 죽이더라?” 하면 둘이서 또 한참 웃는다. 이상하다. 그냥 게임이었는데, 그렇게 오래 남아 있는 거 보면. 그게 메탈슬러그만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감정, 나 혼자만 느낀 건 아닐 거다. 그래서 만들었다. metalslug4.co.kr. 추억을 다시 떠올리고, 누군가의 기억도 엿보고, 언젠가 모르는 사람과 “나도 그랬어요” 하면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혹시 당신도 그런 기억이 있다면, 한번 들러보세요. 게임 잘하고 못하고 그런 거 말고, 그냥 한 번이라도 즐거웠던 그 순간.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그리고 혹시 이 게임의 진짜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기사도 추천드립니다. 개발자들의 고충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거든요:
[The Untold History of Metal Slug – Polygon]
게임은 그냥 게임이 아니더라고요. 특히 메탈슬러그는요. 지금 다시 해도, 그 웃음이 또 나오는 게 참 신기해요. 아, 그 시절엔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그게 참, 따뜻했네요.
Heavy Machine Gun. 그 한 마디에, 모든 게 시작되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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