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슬러그, 그 때 그 감정의 덩어리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쯤이었던 것 같다. 친구 따라 처음 들어간 오락실에서, 기계음 소리와 담배 냄새에 머리가 멍하던 찰나. 한쪽에서 “Heavy Machine Gun!”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바로 <메탈슬러그(Metal Slug)>였다. 그때 느낀 그 묘한 전율은 아직도 가끔 떠오른다.
솔직히 말하면, 난 그렇게 게임을 잘 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정신없고, 죽고 또 죽고… 근데 이상하게 이 게임은 자꾸 손이 갔다. <메탈슬러그4>에 들어서면서 뭔가 더 복잡해지고, 캐릭터도 늘어나고, 배경도 훨씬 다채로워졌는데도, 특유의 유쾌함은 그대로였다. 이게 바로 진짜 ‘감성’이라는 거 아닐까.
지금 생각해보면 메탈슬러그는 단순한 액션 게임 이상이었다. 그 특유의 픽셀아트 감성, 과장되게 뛰는 병사들, 납치된 포로가 주는 아이템 하나하나가 다 기억에 남는다. 요즘 나오는 ‘리메이크’나 ‘레트로풍 게임’들이 많지만… 이상하게 메탈슬러그처럼 순수하게 ‘직관적 재미’를 주는 건 드물다.
내가 운영하는 사이트 <metalslug4.co.kr>는 그런 감정을 조금이라도 다시 꺼내보고 싶어서 만들었다. 단순히 게임을 소개하는 걸 넘어서, 나처럼 이 게임에 추억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옛날처럼 같이 앉아 “와, 저거 어떻게 깼냐?” 하면서 웃고 떠드는 그 느낌을…
메탈슬러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이런 기사도 참고해보면 좋다. 예전 SNK가 어떤 방식으로 시리즈를 확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메탈슬러그 개발자 인터뷰 – DenfaminicoGamer]
물론 지금 다시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고, 불합리하고, 심지어는 ‘무슨 이런 적이 다 있어’ 싶을 때도 많다. 근데 또 이상하게 웃음이 나온다. 죽으면서 웃고, 아이템 놓치면서 욕하고, 그렇게 계속 하게 된다. 이게 바로 메탈슬러그만의 마력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요즘처럼 게임들이 너무 과하게 복잡하고, 유료화 요소가 넘쳐나는 시대에… 메탈슬러그의 이런 ‘단순함 속의 미친 디테일’은 다시 봐도 감탄스럽다. 미사일이 날아오고, 괴생명체가 튀어나오고, 웃기게 생긴 중간보스가 “부왁” 하고 짖는 그 순간까지도. 전부가 예술이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진지하게, 더 열심히 게임을 만들던 시절의 결과물이었을지도.
혹시 당신도 그 시절의 메탈슬러그를 기억한다면, 이 사이트에 와서 한 번 같이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다. 뭐 대단한 정보는 없을 수도 있지만, 그때 그 시절의 감정은… 같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끝으로, 아직 해본 적 없다면 꼭 한 번 <메탈슬러그4>를 플레이해보시길. 진짜, 무조건 추천이다. 말로 설명이 안 된다. 손이 먼저 움직이고, 머리는 뒤늦게 ‘아 맞다 죽었네’ 하는 그 감각. 아직도 살아있다.
아참, 혹시 다른 사람들의 메탈슬러그 추억이 궁금하다면 여기도 한 번 읽어보시라.
[The Complete History of Metal Slug – Kotaku]
그럼, 이만. 또 생각나면 쓰러 올게요. 메탈슬러그처럼 단순하지만 강렬하게. 아, 그리고… Heavy Machine 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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